서울대·성균관대, 반강유전체 터널접합 기반 물리적 리저버 컴퓨팅 첫 구현
손글씨 데이터 75% 압축하고도 90.4% 인식…카오스 신호·실제 반도체지수 예측
실제 제작 소자 2마이크로초·480피코줄 이하…미세화 시 성능 대폭 향상 전망
음성이나 센서 신호처럼 시간에 따라 변하는 정보를 효율적으로 처리할 인공지능 소자가 개발됐다. 최근 입력은 잠시 기억하고 오래된 정보는 자연스럽게 지우는 산화지르코늄의 특성을 활용했다.
서울대학교 박민혁 교수 연구팀은 성균관대학교 윤정호 교수 연구팀과 산화지르코늄(ZrO₂) 기반 반강유전체 터널접합(AFTJ)을 제작해 물리적 리저버 컴퓨팅(PRC)을 구현했다. AFTJ를 PRC 소자로 활용한 첫 사례다.
리저버 컴퓨팅은 시간에 따라 변하는 입력을 여러 상태로 바꾸고, 결과를 읽는 부분만 학습하는 AI 방식이다. 연구팀은 전압에 따라 상태가 변했다가 스스로 되돌아오는 산화지르코늄을 이용해 입력을 구분하는 비선형 반응과 최근 정보를 유지하는 단기 기억을 함께 구현했다. 별도의 초기화 없이 연속 신호를 처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연구팀은 산화지르코늄과 비정질 인듐·갈륨·아연 산화물(a-IGZO)을 결합한 2단자 소자를 제작했다. IGZO의 조성을 조절해 작은 상태 변화도 뚜렷한 전류 차이로 읽어냈으며, 최적화된 소자는 약 890의 온·오프 전류비를 나타냈다.
소자는 4비트 입력의 16가지 조합을 서로 다른 전류 상태로 구분했다. 손글씨 숫자 인식에서는 입력을 4분의 1로 압축하고도 90.4%의 정확도를 달성해 소자 수와 후속 연산량을 줄일 가능성을 보여줬다.
실제 소자 특성을 반영한 회로 모델은 에농(Hénon) 카오스 신호와 실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의 변화를 각각 NRMSE 0.01489와 0.12263으로 예측해 시계열 처리 능력을 확인했다.
면적 40,000제곱마이크로미터(㎛²)의 제작 소자는 약 2마이크로초 만에 동작했으며 연산당 에너지 소비는 480피코줄 이하였다. 기존 멤리스터 기반 PRC 소자와 비교해 가장 빠른 속도와 세 번째로 낮은 에너지 소비에 해당한다. 면적을 100제곱마이크로미터로 줄이면 약 192나노초와 115펨토줄 이하까지 개선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번 연구는 별도의 초기화 없는 연속 처리와 다중 상태 표현, 데이터 압축, 빠른 동작과 낮은 에너지 소비를 하나의 2단자 소자에 결합했다. 향후 음성·생체·환경 정보를 현장에서 처리하는 저전력 엣지 AI 하드웨어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을 통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차세대지능형반도체기술개발사업 지원으로 수행됐다. 서울대학교 권태규·정문식 박사과정생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서울대학교 박민혁 교수와 이동현 박사, 성균관대학교 윤정호 교수가 교신저자를 맡았다.
연구 결과는 2026년 7월 23일 국제학술지 《Advanced Science》에 온라인 게재됐다. 논문명은 ‘Volatile ZrO₂ Antiferroelectric Tunnel Junctions for Rapid, Energy-Efficient Physical Reservoir Computing’이다.
논문 링크: https://advanced.onlinelibrary.wiley.com/doi/10.1002/advs.76692

▲(좌측부터) 박민혁 서울대 교수, 윤정호 성균관대 교수, 이동현 미국 브룩헤이븐 국립연구소 박사, 권태규 서울대 박사과정생, 정문식 서울대 박사과정생

▲(상단)박민혁 교수팀과 성균관대학교 윤정호 교수팀이 공동 개발한 산화지르코늄 기반 반강유전체 터널접합(AFTJ) 소자의 구조와 작동 원리,
(하단)손글씨 숫자 인식·시계열 예측 등 인공지능 연산 성능